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'블랙머니'.<br /><br />검사가 거대한 금융 비리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는데요.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을 소재로 삼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9년째 이어진 론스타와 우리 정부 사이의 국제 소송전, 그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.<br /><br />론스타라는 미국의 한 사모펀드가, 부실화된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.<br /><br />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이었죠. 산업자본이 은행 같은 금융사를 소유해 계열사에 '묻지마 대출'해주는 걸 막기 위함입니다.<br /><br />그런데 론스타는 예외가 허용됐습니다.<br /><br />자기자본비율 8% 이하 부실금융기관 인수는 금산분리 원칙에서 제외된다는 규정 때문이었는데요. 당시 외환은행장이 자기자본비율이 6%대로 예상된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고,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%를 1조3천억 원대에 매입할 수 있었습니다.<br /><br />훗날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했다며 당시 외환은행장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, 법원은 최종 무죄를 선고했습니다.<br /><br />사들인 외환은행 지분을 되파는 과정에서도 잡음은 이어졌습니다.<br /><br />2007년 HSBC라는 다국적 대형 은행과 5조9천억 원이 넘는 금액에 매각 합의를 이뤘습니다. 하지만 당국의 승인이 지연됐고,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습니다. 계약은 결국 무산됐습니다.<br /><br />이후 하나금융에 3조9천억 원가량을 받고 지분을 팔았습니다.<br /><br />그동안 배당금과 과거 보유지분 일부 매각, 여기에 이 매각대금을 더하면 론스타의 차익만 4조6천억 원을 넘깁니다. 그럼에도 론스타 측은 2012년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5조 원대 국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.<br /><br />법령에 정해진 심사 기간을 초과해 매각이 지연되면서 손해를 봤고, 여기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 측과 공모해 매각 가격을 부당하게 낮췄다는 겁니다.<br /><br />관련해 오늘 법무부의 브리핑이 있었는데요.<br /><br />당시 론스타 측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심사를 정당하게 연기했고, 매각가격이 낮아진 건 론스타의 협상 결과에 불과할 뿐 금융당국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.<br /><br />9년째 이어지는 소송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관련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는데요. 소송 결과 예측에는 신중한 입장이었습니다. 직접 들어보시죠.<br /><br />[이상갑 / 법무부 법무실장 : 제출된 서면과 증거의 양이 매우 방대하므로 현시점에서 판정 시기나 그 결론에 대하여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. 정부는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. 또 이 소송과 관련된 절차가 끝나면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국민 여러분에게 관련 정보와 자료를 최대한 공개할 예정입니다.]